[오늘의 국밥문학]

따로국밥
2019. 10. 27.조회 27756댓글 4
야성은 빛나다

최영철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그것도 모자라 정구지 마늘 양파 새우젓이 있다
푸른 물 뚝뚝 흐르는 도장을 찍으러 간다
히죽이 웃고 있는 돼지 대가리를 만나러 간다
돼지국밥에는 쉰내 나는 야성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시장바닥은 곳곳에 야성을 심어 놓고 파는 곳
그따위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야성만을 연마하기 위해
일념으로 일념으로 돼지국밥을 밀고 나간다
둥둥 떠다니는 기름 같은 것
그래도 남은 몇 가닥 털오라기 같은 것
비게나 껍데기 같은 것
땀 뻘뻘 흘리며 와서 돼지국밥은 히죽이 웃고 있다
목 따는 야성에 취해 나도 히죽이 웃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면 마늘 양파 정구지가 있다
눈물 찔끔 나도록 야성은 시장 바닥 곳곳에 풀어놓은 것
히죽이 웃는 대가리에서 야성을 캐다
홀로 돼지국밥을 먹는 이마에서 야성은 빛나다.

이 시를 읽은 식객 작가 허영만 선생은 곰탕을 모범생, 포장된 도로에, 돼지국밥을 불량아, 비포장도로로 묘사했어.

댓글 4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지팡이2019. 10. 27.

이상화 저리가라네 글 싫어해서 대충읽었다

따로국밥2019. 10. 27.

1. 돼지국밥은 야성의 음식 2. 반찬 푸짐ㅡ 3. 든ㅡ든 디씨인은 3줄요약이 생명이거늘.. 미안했다

지팡이2019. 10. 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참웃었네 너좀 웃기다

따로국밥2019. 10. 27.

ㄱㅅㄱㅅ